나바호 선교2

2013년 2월 22일 금요일

‘미션 산호세’(Mission San Jose)와 원주민


 
캘리포니아는 18세기 중엽에 소위 캘리포니아 미션 시대’(California Mission Era)가 열린다. 스페인은 천주교의 프란시스코 수도회를 중심으로 하여 1769년 샌디에고에 미션(선교원) 건물을 세우는 것을 필두로 1823년에 까지 태평양 연안을 따라 올라가면서 21개의 미션 건물을 건립한다. 이 건물들을 연결시키는 길이 소위 왕의 길엘 카미노 레알’(El Camino Real)이며 현재 101 하이웨이가 이 엘 카미노 레알을 따라 만들어져 있다. 캘리포니아 연안의 주요 도시들은 거의 모두 이 21개의 미션 건물과 관련하여 세워졌다고 할 만큼 미션 건물은 캘리포니아 역사에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션 샌프란시스코’(Mission San Francisco)는 미션 건물 가운데 6번째로 1776년에 건립되었고, 미션 산호세(Mission San Jose)1797년에 14번째 건물로 건립되었다. ‘산 호세’(San Jose)는 예수님의 육신의 아버지 요셉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가 이 미션 건물들을 방문하노라면 거의 동일한 모습들을 갖추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 모습들 가운데 주목을 끄는 것이 하나 있는데 이곳들에는 항상 원주민(인디언)들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나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실 프란시스코 수도회가 캘리포니아에 와서 미션들을 건립한 것도 원주민들에 대한 천주교 포교 및 식민지 확장을 하는데 목적이 있었고 그래서 미션 건립과 원주민들과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미국은 독립 선언을 하였던 1776년 당시에는 대륙의 동부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캘리포니아 연안은 전적으로 스페인의 독무대로 점령되어 가고 있었다.
 
당시 수도회 신부들은 원주민들에게 유리구슬, 직물, 음식 등의 선물을 제공하여 환심을 산 다음에 그들을 미션으로 끌어들이거나 스페인 군인들이 원주민들을 올가미로 잡아오기도 했다. 늘 자연과 더불어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던 원주민들에게는 갇혀 지내는 것 자체가 큰 고통이었음은 물론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일단 미션으로 들어오게 된 원주민들이 절대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금하여 강제로 개종시키고 또한 노예처럼 혹은 노예보다 더 심하게 다루면서 온갖 노역을 하도록 했다. 더구나 그들은 원주민들에게 스페인식 교육을 강요하고 하루에도 몇차례 예식에 참석하도록 했으며 원주민 자신들의 언어나 전통은 일체 금지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원주민들은 죽음을 당했으며 또한 그들로 인해 전염병에 걸려서 상당수가 죽었다.
 
그 이후 1821년에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캘리포니아는 멕시코 땅이 되었다가 1848년에 미국이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미국의 소유가 되었다. 정작 이 땅의 원주민은 따로 있는데 강대국들이 서로 자기 땅이라고 가져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워 보인다. 그리고 곧 이어서 1849년에 새크라멘토 지역에서 금이 발견되자 동부에 있던 많은 서부로, 서부로를 외치면서 캘리포니아로 미국인들이 몰려오게 된다. 그러면서 샌프란시스코 베이 주변의 원주민들은 또 다시 큰 곤경을 겪게 된다. 미국인들은 금 발견을 위해 원주민들의 주거지에 침입하여 그들을 학살하는 등의 일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부터 몬트레이까지는 올론(Ohlone) 부족의 주거지였고, 지금도 그 후손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과거 스페인 사람들, 그리고 미국 사람들에게 어떻게 당했는지 그 참상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곳 캘리포니아 베이 지역에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은 그들과 같은 몽골리안 동족이다. 멀고 먼 세월이 흐르고 흘러 다시 만난 것이다. 따라서 우리 크리스챤들은 그들의 슬픔과 아픔을 공유하고 주님의 사랑으로 위로하고 치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프리몬 시(Fremont)에는 그들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미션 산호세가 있고 또 그들의 유적지도 보존되어 있는데, 학생들을 데리고 이곳들을 한번 방문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미션 산호세 건물은 1868년 지진으로 파괴되었다가 이듬해 재건되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