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호 선교2

2013년 2월 22일 금요일

문화 차이


 
인도에 가면 인도인(Indian)들은 숟가락 대신에 손으로 밥을 먹는다. 외국 사람들은 그 더러운 손으로 어떻게 밥을 먹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의 생각은 반대다. 숟가락은 여러 사람들이 사용했던 것이기 때문에 불결하지만 자신의 손은 자신만이 사용하므로 깨끗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밥을 손으로 먹을 때도 오른손으로만 먹어야 하지 왼손으로 먹는다든지 왼손을 입 가까이에 가져가서는 안된다. 오른손은 밥을 먹는 손이요 왼손은 화장실에서 대변을 누고 물로 뒤처리를 하는 손이다. 이 더러운 왼손을 입 가까이 가져간다는 것은 불결하기 짝이 없는 일로 이해된다. 그래서 인도에서 왼손잡이는 참 난감하게 된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과거에 미국 원주민Native American)들과 스페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발견된다. 우리가 잘 알듯이 미국 원주민들은 옷을 거의 입지 않고 있었다. 스페인 사람들은 그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는 그들을 미개인 혹은 야만인으로 여겼다. 하지만 원주민들로서는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매우 세련되고 또 청결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그들에게, 자주 씻지 않아 냄새나는 몸을 긴 옷으로 칭칭 감아있는 스페인 사람들의 모습은 바보스럽고 불결하기만 해 보였던 것이다.
 
문화의 차이는 또 있었다. 원주민들은 물품이나 음식이 모두의 것이라고 여기고 함께 나누어 사용하는 전통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미션 건물 안에서 스페인 사람들의 것을 자연스럽게 가져다 쓰곤 했다. 하지만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행위는 도둑질에 해당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스페인 사람들이 그들에게 아무리 그것이 잘못된 행위라고 설명해도 그들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미국인들이 북미에 정착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한다. 미국인들은 원주민에게서 땅을 강제로 빼앗기도 하고 또 협정을 맺어서 점유하곤 했는데, 원주민들은 협정에 의해 땅을 내 것, 네 것으로 나누어 가진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땅은 인간들은 물론 동물과 식물 등 모두가 공유하며 누리는 것이지 어떻게 그것이 누구의 소유가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렇게 해서 미국인들은 협정을 통해 땅을 경계를 지어 나누고서는 나중에 자신들의 인구가 더 많아진다든지 혹은 원주민 소유의 땅에서 금이나 무슨 좋은 것이 발견되면 곧바로 침공해 들어와 버리는 일이었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원주민들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에도 이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즉 그들과 협정을 맺었지만 자신들에 의해 자주 위반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원주민들은 협정서를 기록하는 자체를 또한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구두()로 하는 것이 곧 약속이요 계약이라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는데 미국인들은 늘 문서로 작성해야만 효력이 있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더욱이 문서까지 남기고도 또 이를 쉽게 위반해 버리는 미국인들의 모습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것이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곧 계약이었던 그들에게 종이(paper)라는 것은 한낱 휴지조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스페인 사람들과 미국 사람들에게 원주민들은 옷도 제대로 걸쳐 입지 않은 쌔비지(savage)로 보였지만, 원주민들에게는 그러한 자신들을 무시하고 철저히 유린한 그들이 쌔비지로 보였던 것이다. 미개인이요 야만인이라고 여겨졌던 그들에게서 도리어 배울 점이 많음을 우리는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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